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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독립투표…경찰, 고무탄 쏘며 주민 끌어내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독립에 대한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1일(현지시간) 일부 지역에서 실시됐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중앙정부 소속 경찰이 투표소를 지키려는 주민들에게 고무탄을 발사하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카탈루냐 자치정부 측은 "주민 최소 38명이 머리에 피를 흘리는 등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다쳐 응급 치료를 받았다"고 밝혀 추가 부상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스페인 정부는 투표가 불법이고 원천 무효라고 못박았으나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48시간 이내에 독립을 선포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예상된다. 스페인 정부는 경찰력을 투입해 'D-데이'인 1일을 앞두고 전체 투표소 2315곳 중 2000곳 가량을 봉쇄했다고 밝혔다. 투개표에 필요한 시스템도 마비시켜 투표 진행 자체가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투표가 불가능해지자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당초 지정된 장소에서 투표하도록 했던 방침을 갑자기 바꿔 어떤 학교에서도 투표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본인이 직접 출력한 투표용지를 사용해도 효력을 인정하겠다고도 했다. 중앙정부가 투표함과 투표용지를 압수한 데 대한 대응이었다. 자치정부는 유권자들의 투표소별 중복 투표 여부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바르셀로나 등 카탈루냐 지역의 학교 160여 곳에선 주민들이 전날 밤부터 아이들을 데리고 밤샘 점거를 하면서 경찰의 폐쇄에 맞섰다. 일부 주민들은 트랙터를 출입구에 세워놓거나 아예 학교 문을 떼어내 봉쇄를 막았다. 1일 오전 3시쯤부터는 경찰이 통제하지 못한 학교 등에 투표용지를 든 수천명이 몰려와 장사진을 이뤘다. 경찰이 압수한 투표함을 빼내 재설치하는 사람에게 환호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알폰소 다스티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정식 투표소도 없고 정식 투표용지도 없으며 결과의 확실성을 담보해줄 기관도 없다"며 "일부 장소에서 가짜 투표가 진행될 수는 있지만, 독립 주민투표가 실시됐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중앙정부는 이날 바르셀로나 항구를 통해 경찰 차량 수백 대를 실어 나르며 투표 저지에 나섰다. 경찰 수천 명은 주민들이 점거한 투표소의 문을 부수고 진입해 주민들을 끌어냈다. 시위진압 복장을 한 경찰은 북동부 도시 지로나 등에서 주민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수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 자치정부 청사 앞에선 주민투표에 반대하는 주민 수천 명이 시위를 벌이며 "푸지데몬 수반을 감옥으로 보내라"고 외쳤다. 바르셀로나에선 카탈루냐 주민 750만 명 중 100만여 명이 참여해 독립에 찬성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독립 왕국이었던 카탈루냐는 1714년 스페인에 병합됐다. 스페인 주류인 카스티야인들과 문화와 역사,언어가 달라 병합 이후 300여 년간 지속적으로 분리 독립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투표를 실시하게 된 배경에는 경제문제가 있다. 카탈루냐 영토는 스페인의 6%에 불과하지만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적 비중이 크다. 부유한 이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이 낸 세금이 다른 지역을 위해 쓰인다는 불만을 표출해왔다. 유럽 국가들은 이번 주민투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탈루냐처럼 분리 독립 목소리가 있는 나라가 많기 때문이다. 영국의 스코틀랜드, 벨기에 북부 플랑드르 지방, 오는 22일 자치권 강화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할 예정인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나주와 베네토주 등이 해당한다. AP통신은 이번 투표에서 독립을 찬성하는 쪽이 크게 우세할 경우 유럽 내 다른 지역도 부추기게 돼 유럽연합(EU)에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를로스 바스타레체 주영 스페인 대사는 "만약 카탈루냐가 성공한다면 지방 정부가 법치를 거부해도 된다는 사례가 돼 다른 유럽 국가들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2017-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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